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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아트센터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세계의 아트에 대한 새로운 바람을 불어온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는 현재에도 그 명성과 함께 세계 미디어와 사운드예술가들에게 깊은 영혼의 존재를 채워줌으로써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파도와 같이 떠오르는 영감을 주저하지않고 우리에게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고뇌의 책임또한 우리에게 툭 던져 놓듯, 생각의 불씨를남겨놓아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고민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주셨습니다. 마치 원석을 가공하며 보석이 되어가는 과정과 같이 철저하게 짜여진 계획으로 미디어아트를 주도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요.
독일에 체류하던 시절에 화가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에게 적어준 선불교 37칙중 하나인 " 삼계(三界)가 텅 비었으니 어디서 마음을 찾겠느냐" 라는 구절로 화두를 시작합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모든 세계에 영혼과 의미가 사라졌으니 껍질을 보아도 기쁘지 않다. 존재하는 존재와 이야기하고 싶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 글귀 자체의 뉘앙스를 온몸으로 느껴지게끔 만들어 줍니다. TV 피아노의 사용자와 피아노간의 상호작용이 직접적으로 공간의 소리와 시각의 소리에 더해짐으로써 피아노 소리만으로도 가득 차오르던 가슴의 아름다운 음율이 시각의 청각화를 통한 또 하나의 음율과 조화를 이루고 거기에 시간이 가미되어 우리가 가진 심층의 존재가 눈을 뜨며 뜨거운 공감을 일으키는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계가 텅 비었으니 어디서 마음을 찾겠나 물었다면 비로소 백남준 선생님의 온몸으로 표현되어진 모든것에서 텅빈 마음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특징은 청각과 그 공간을 보면서 절로 가지게 되는 뉘앙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인데, 그 특징이 매우 파격적임에 더하여 그 표현까지도 군말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짜여진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이 필시 정리해놓아야 하는 가치를 개척해 놓은 것을 다시 생각해보며 백남준 선생님의 거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케이지가 추구했던 급진적은 전위음악의 미학에 대한 존경을 담아 다양한 활동모습을 기록한 비디오 작품속에서. 케이지 60년, 하버드 광장에 설치된 피아노앞에 앉아 4분 33초를 연주하게 되는 그를 촬영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거기엔 또 다른 네거티브의표현기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타이포그래픽에서 주로 사용되어 글자를 보여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폰트디자이너의 방식을 영상과 음악에 직접적으로 가미를 시킨 매력적인 기법자체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으면 가히 가공할 수 없는 공간의 느낌을군중과 연주가와 피아노의 모든 상황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저의 발걸음을 사로잡아 놓았습니다.
장치된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당연시 되어오던 피아노를 그대로 깨트려버린 두려움없는 당당한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정한 예술의 의미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보여 주는데요, 이것이 바로 가치를 디자인한다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는것, 다른이에게 성장의 계기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또 하나의 고뇌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것. 이것은 거대한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것이 아니라, 잊어 버리지 못하도록 머릿속을 헤짚고 다니는 아주 작은 디자인에서도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던져주고 전시를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
백남준 아트센터에서는 주기적으로 기획전시가 이루어 지는데요 소리를 직접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본다면, 백남준 선생님께서 남겨 놓으신 비디오 아트에 환상적인 상상들을 둘러 보고 있자면 끝 없이 펼쳐진 지평선위에 수평운동을 하며 조금씩 떨어져나가는조각들의 깊은 존재를 기뻐하는 가득 채워진 원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비상식적인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그것들이 존재 해야 했었는지를 생각 할 수 있게 됩니다.
좋은 날, 방황하고 싶은 날, 그의 시선과 상상을 마주 한다면
그날의 존재감은 의미있는 시간으로써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 나는 항상 내가 아니며, 나는 항상 내가 아닌 어떤 것이다. ' - 백남준 1976
Nam June Paik Studios :: http://www.paikstudios.co.kr/
백남준 아트 센터 :: http://www.njpartcenter.k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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