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기록(靈感記錄)/Review

도서이벤트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삼동쓰 2022. 4. 5. 15:35

 

 

“돈이 없으면 음악도 없어요. Ka geld, Kamusic”

- 122p,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나는 대한민국 자본주의 아래 자라고 태어났다. 적당한 대학을 나오면 적당한 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 선생님과 어른들의 말을 믿고 적당한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내 삶에는 음악이 풍부하지 않다. 어느 날, 사유하고 질문하던 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에 질문을 끝없이 던지는 때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돈을 벌까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에서는 간단명료하게 정리해두었다.

단기간에 백만장자 되기 - 32p
1. 부자와 결혼하는 것
2. 유망한 사업아이템과 아이디어
3. 투자

 

여느 도서에서처럼 하나의 분야를 찬양하거나 몇 개 되지 않는 개념을 풀어헤치면서 알맹이 없는 책들을 읽고 나면 한숨이 나오던 근래 들어 인상적이면서도 ‘위대한 유산’이라 일컫는 돈을 다루는 도서에서 투자를 제외한 다른 두 가지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 익히 듣고 소위 엘리트 교육을 받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단골 코스임에는 틀림이 없는 강력하고 부동의 방법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를 생각했다. 초쇄는 2001년이고 벌써 15쇄. 많은 인쇄부수를 자랑하는 만큼 알차고 담백한 이야기가 담겨있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충족되었다.

‘투자는 과학이 아닌 예술이다’

-34p

 

‘때로는 다리를 위고 머리는 바닥을 향한 채 물구나무를 서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마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처럼 윤곽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35p

 

우리 인생은 복잡계라는 개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몇가지의 요소들로 인해서 인생과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알 수 없는 것들로부터 비롯되어 하나의 사람을 만들고 생각을 좌지우지한다. 나비효과로 인해 조그만 계기가 사람을 180도 바뀌게 할 수도 있고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별 탈 없이 지나가는데 인생이다. 그것이 복잡계이며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그제와 어제가 어땟는 지를 알고 있는 것조차도 상당하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조차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안다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투자자들의 분류목록을 통해 그들의 대표적이면서 일반적인 역할(Role)을 명쾌하게 서술했다. 그리고 상황을 덧붙여 설명함으로써 그들이 하는 일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담아두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에게 맞는 투자성향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중개인과 머니매니저 그리고 금융자본가의 차이점을 다르게 이야기하고 단기 투자자와 장기투자자의 스타일을 비교한다. 일생을 뒤돌아보며 겪은 경험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면서 그 만의 투자에 대한 생각을 내비친다.

‘모든 것을 조금씩 아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다. parvum omnibus ex toto nihil.  예리한 시각과 폭넓은 상식을 갖추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자기일에 대한 열정을 겸비해야 한다.’

-63p

위에서 인생은 복잡계라고 했다. 어떤이들은 ‘폴리 메쉬:다양한 분야에 깊이까지 가진 인재상’, ‘커리어 모자이크:각 분야를 깊이 알고 그들을 연결할 수 있는 인재’ 등을 토대로 역량(커리어) 파트에서 뛰어난 사람이 있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경험한 것이 몸무게만큼의 황금을 준다고 해서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본질은 변화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는 수단이 변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후의 내용들도 앞서 이야기한 맥락과 함께 이어진다. 저자 나름의 분류(거의 스탠다드)된 금융에 관련된 카테고리들과 그를 설명할 수 있게 촘촘한 상황과 발생한 이슈에 대한 기승전결을 이야기하며 한층 더 와닿는 설명으로 투자의 바이블로 ‘위대한 유산'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내용들이 서술되어 있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에 달렸다. 인생을 즐기라고 하는 증권계의 우상이 전달하는 투자의 분류법과 그를 뒷받침하는 스토리텔링을 겸손하게 흡수하여 본인의 인생에 적용할 수 있을지,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단기간에 백만장자의 정론을 밟아갈지 혹은 천천히 서행하면서 늘어가는 자본을 침착하게 설계하는 자본가로 성장할지는 본인이 결정하면 된다.

내 인생은 내가 정의하고 그 의미를 만들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인생을 즐기라는 위대한 사람의 조언을 먼저 받아들이려고 한다.

 

'본 글은 아이보스 독서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작성한 것으로 해당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728x90